1. 구도
어떤 풍경 또는 피사체를 찍을 경우,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켜고 그 중의 일부를 선택해 네모난 화면에 담는 것을 Framing이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으로 어디에 초점(focus)을 맞출 것인지 결정하고, 화면의 밝기, 즉 노출(exposure)을 확인하고 셔터 단추를 누르면 사진이 찍히게 됩니다. 일련의 촬영 과정 중 초점과 노출은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해준 대로 찍을 수도 있고 촬영자가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결정하는 것, 즉 구도(composition)를 정하는 것은 카메라가 대신해 줄 수 없고 촬영자만이 할 수 있습니다.
초점과 노출은 카메라가 자동으로 맞춰줄 수 있지만, 구도만은 그럴 수 없습니다. 구도의 사전적 정의는 “그림에서 모양, 색깔, 위치 따위의 짜임새”입니다. 즉 눈에 보이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사진이라는 네모난 틀 속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것은 온전히 촬영자의 몫입니다. 똑같은 카메라를 들고 같은 장소에 가서 찍어도 촬영자마다 다른 사진을 찍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촬영자마다 주목하거나 강조하는 것이 다른데, 이를 두고 관점 또는 시각이 다르다고들 합니다.
화가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모습을 화폭에 그려내듯이 이미지를 합성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진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 사진에 담긴 피사체는 현실 속에 존재하며, 이는 촬영자의 관점 또는 시각에 따라 표현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따라서 구도는 촬영자의 개성과 실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사진 구도만을 다룬 전문 서적도 있고 인터넷에도 관련 자료들이 많습니다. 가로와 세로, 삼분할과 황금분할, 삼각형과 역삼각형, 대각선, 곡선과 S자, 원형, 수평과 수직, 대칭과 소실점 등 다양한 구도가 있으며 각각의 구도는 고유한 특성과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2. 다양한 구도의 특성과 효과
구도에 관한 설명들은 물론 필요하고,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구도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의식입니다. 사진가인 동시에 교사이기도 했던 마이너 화이트(Minor White)는 “피사체 스스로가 구도를 만들어내도록 하라”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즉, 사진을 찍을 때 구도를 먼저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특정한 구도에 맞춰 피사체와 배경을 배치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피사체에 따라 구도가 정해집니다. 피사체를 찍고 나서 보니 어떤 특정한 구도였을 뿐입니다.
보통 우리는 어떤 피사체를 만났을 때, 그것을 사진 속에 어떻게 담아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는 고민하게 됩니다. 그 고민은 순간적이고 반사적일 수도 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시각을 바꾸기 위해 눈을 움직여 보기도 하고, 고개를 까닥해보기도 하고, 허리와 무릎을 굽혀보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피사체와 그 주변을 이루는 배경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최선일지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도가 나오게 됩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논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피사체가 구도라는 알을 낳는 닭이라면, 구도라는 병아리가 깨고 나오는 알이기도 합니다.
“단언컨대 사진은 구도다”라는 주장도 옳은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은 사진이란 네모난 틀 안에 점, 선, 면, 형태, 명암, 색깔 등 무엇인가를 담는 것이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결과물은 결국 이런 요소들의 배치, 즉 구도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세상의 모든 구도를 머릿속에 데이터베이스로 외우고 그런 구도 찾아 삼 만리를 하는 구도자처럼 헤매고 다니라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구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사진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그런 구도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구도에 맞게 피사체와 배경을 인공적으로 설정합니다. 즉, 조명과 세트, 모델을 배치하고 연출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의 최종적 결과물은 사진이지만, 구도에 맞춰 피사체를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회화나 설치미술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도는 피사체 스스로가 가지고 있습니다. 가로 피사체는 가로로, 세로 피사체는 세로로 찍으라는 말이 있지만 언제나 그래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로 피사체이지만 배경까지 고려할 때 세로로 찍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것이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즉, 피사체가 품고 있는 구도를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사진가의 몫입니다. 다시 말하면, 객관의 세계를 사진에 담는 구도는 주관적인 영역에 속합니다.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 시간대 및 접사 (0) | 2023.02.17 |
---|---|
스마트폰 카메라로 풍경사진 찍는 방법 (0) | 2023.02.16 |
스마트폰 카메라 초점과 노출 설정 방법 (0) | 2023.02.14 |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 HDR, 비율, 화질 (0) | 2023.02.13 |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방법: 격자, 플래시 (0) | 2023.02.12 |